많이 느끼고 배운 시즌이었어요. 아쉬운 시즌이었지만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 LG트윈스의 젊은 마무리투수 고우석은 2020년 시즌을 통해 한층 성장했다. 마무리로서 2년 차 시즌에 겪은 아픈 경험들을 돌아보고 더 높이 날아오를 발판으로 삼기 위해 벌써부터 준비 중이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7년 LG에 1차 지명된 고우석은 고교 시절부터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로 이름을 날렸다. 프로 데뷔 후 두 시즌 동안은 제구가 잡히지 않아 고전했다. 하지만 2019년 허리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정찬헌을 대신해 LG의 마무리를 맡으면서 성공시대를 활짝 열었다. 마무리 보직을 맡고 첫 시즌 65경기에 나와 8승 2패 3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2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LG의 뒷문을 10년 이상 책임질 보물이 등장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렇지만 반짝반짝 빛났던 2019년에 비해 2020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초반 찾아온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5월 왼쪽 무릎 반월상 연골을 부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2개월 정도 재활 기간을 가진 뒤 마운드에
연천사다리차 돌아왔지만 부상 이전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40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4패 17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4.10으로 다소 높았다.
고우석은 2020시즌을 돌아보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너무 의욕적으로 급하게 준비하지 않았나 반성한다”며 “시즌 전 캠프 기간에 조금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준비했어야 했는데 더 빨리 잘해야 한다는 욕심으로
조금 무리하게 준비한 것이 부상으로 이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어떻게 컨디션 조절을 잘할 수 있는지 많이 느끼고 배운 것 같다”며 “항상 매 시즌 끝나면 아쉽지 않은 시즌이 없는데 그래도 항상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은 올 시즌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묻자 “부상에서 복귀했을 때 경기도 기억이 남지만 두산에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모든 경기에 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번 준플레이
용산스카이차 오프는 정말 우리 선수들 모두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상 여파로 성적은 2019년보다 후퇴했지만 내용적인 면에선 의미있는 성과가 있었다. 특히 기존의 빠른공, 슬라이더, 커브 위주의 패턴에서 새 구종 커터를 추가한 것이 큰 소득이었다. 고우석은 “불펜에서 투구 연습을
서울사다리차 하던 중에 커터가 잘 들어가서 바로 포수 (유)강남이 형이랑 상의해서 그날 경기에 던져봤는데 잘 통했다”며 “이렇게 새로운 구종을 추가해서 시합에 던지고 또 결과가 좋게 나오니까 희열까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